소망 없는 불행

소망 없는 불행 —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한트케가 쓴 언어의 한계

저자
페터 한트케
출판사
민음사

작가 소개

페터 한트케(Peter Handke, 1942년생)는 오스트리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 대표작으로 희곡 「관객모독」,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담담히 기록한 「소망 없는 불행」, 소설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등이 있다. 실험적인 언어와 형식으로 전후 독일어권 문학을 이끈 작가로, 201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책 속으로

  1. 1장 1장: 세 줄의 부고 — 1971년 케른텐 지방지 '기타' 난에 실린 사망기사 전문. '토요일 밤 A면(G읍)의 51세 가정주부,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자살.' 한 여성의 51년이 세 줄로 축소된 순간. 아들 페터 한트케는 이 기사를 책의 첫 문장으로 인용한다.
  2. 2장 2장: 교육은 여자에게 낭비할 것 — 1920년 오스트리아 케른텐주 그리펜. 슬로베니아계 소수민족 목수의 딸 마리아 시벡. 다섯 남매 중 넷째. 성적은 우수했지만 아버지가 진학을 금지한다. '교육은 여자에게 낭비할 것이 아니다.' 나치 시대 슬로베니아어 탄압, 여성의 선택지가 봉쇄된 시대.
  3. 3장 3장: 호숫가의 나날 — 15세에 집을 떠난 마리아는 호숫가 리조트 호텔에서 일하기 시작. 설거지→객실 담당→부주방장→주방장→회계까지 올라간다. 새 친구들, 자유, 웃음. 한트케는 이 시기를 '밝고 남을 잘 돕는 사람'이었다고 기록. 그녀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행복한 시절.
  4. 4장 4장: 원치 않은 이름 — NSDAP 당원인 유부남 은행원 에리히 쇠네만의 아이를 임신한 마리아. 미혼모 오명을 피하기 위해 독일군 하사관 브루노 한트케와 결혼. 베를린-판코프로 이주. 브루노는 알코올 중독자로 아내와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 전후 귀향 시 브루노는 다른 여자와 살고 있었으나, 다시 합친다. 페터라는 아이에게 남은 것은 생부가 아닌 계부의 성(姓)뿐.
  5. 5장 5장: 청결한 비참함 — 전후 오스트리아의 '청결하긴 하지만 변함 없이 비참하기만 한 가난.' 필요를 줄이고 줄여 그것이 악덕이 될 때까지 줄이는 생활. 마리아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 뜨개바늘로 세 번 자가 낙태. 넷째 아이는 마흔에 출산.
  6. 6장 6장: 문학이 보여준 감옥 — 팔라다, 도스토옙스키, 포크너. 독서를 통해 마리아는 처음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한트케는 쓴다. '문학은 그녀에게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에게 이미 너무 늦었다는 것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각성은 탈출이 아니라 함정의 자각이었다.
  7. 7장 7장: 미용실과 수면제 백 알 — 1971년 11월 18일, 마리아는 가족에게 작별 편지를 쓴다. 19일, 미용실에 가고 손톱 관리를 받는다. 며칠 전에는 빨간 우산을 샀다. 그날 밤, 처방전으로 구한 수면제 100알을 항우울제와 함께 복용. 속옷을 여러 겹 입고 머리수건으로 턱을 묶고 누웠다. 마지막 존엄의 행위들.
  8. 8장 8장: 글쓰기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 자살 7주 후, 크론베르크 자택에서 한 달 만에 탈고. '장례식에서의 글쓰기 충동이 무감각한 말문 막힘으로 되돌아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6년 전 프린스턴에서 문단 원로들에게 '묘사 불능'을 외치던 아방가르드 파괴자가, 가장 절제된 슬픔의 기록을 쓴다. '문장을 다듬을수록 사실에서 멀어진다.' 그래서 이 책에는 어머니의 이름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9. 9장 9장: 나중에 더 자세히 쓰겠다 — 책의 마지막 문장이자 영원히 이행할 수 없는 약속. '폴라로이드에 적힌 한 줄: 아미나는 오늘 2살 7개월이고, 어젯밤 어머니가 자살했다.' 2019년 노벨상과 논란. 크나우스고르는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책'이라 했고, 에르노는 같은 전통 안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썼다. '소망 없는 불행'이라는 제목이 뜻하는 것 — 소망조차 소멸한 불행. 지금 이 책을 펼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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