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세 자매/바냐 아저씨/벚꽃 동산

아무도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 — 체호프 4대 희곡이 그린 러시아의 황혼

저자
체호프
출판사
동서문화사

작가 소개

농노의 손자로 태어나 아버지의 식료품점에서 혹독하게 부려지며 자란 그는, 훗날 "내 어린 시절에 어린 시절은 없었다"고 회고했습니다. 1876년 아버지가 파산해 가족이 모스크바로 야반도주할 때 열여섯의 그는 홀로 타간로크에 남아 과외와 방울새 포획 판매, 신문 투고로 학비를 벌며 가족에게 생활비를 부쳤고, 1879년 모스크바대학 의학부에 들어간 뒤에도 부양을 위해 필명으로 유머 단편을 썼습니다. 1884년의 첫 각혈로 시작된 결핵은 1897년 대량 폐출혈로 확진되었고, 하루 예닐곱 줄밖에 쓰지 못하는 몸으로 그는 『벚꽃 동산』을 완성했습니다. 이듬해 그는 바덴바일러에서 샴페인 한 잔을 받아 들고 "오랜만에 샴페인을 마시는군"이라 말한 뒤, 마흔넷의 나이로 눈을 감았습니다.

책 속으로

  1. 1장 1장: 농노의 손자, 세계를 바꾸다 — 1860년 타간로크, 농노 출신 할아버지를 둔 소년 안톤 체호프. '내 어린 시절에 어린 시절은 없었다'는 고백, 아버지의 파산, 홀로 남겨진 16세. 의사이자 작가라는 이중 정체성을 가진 이 남자가 어떻게 현대 연극의 창시자가 되었는가. 농노→자유→세계문학의 거장, 단 두 세대의 도약
  2. 2장 2장: 갈매기 — 예술에 목숨을 건 사람들 — 첫 번째 희곡 갈매기. 여배우를 꿈꾸는 니나, 새로운 연극을 쓰려는 트레플레프, 이미 성공한 작가 트리고린. 예술과 사랑이 뒤엉킨 호수가의 비극. 트레플레프가 쏜 갈매기 한 마리가 모든 인물의 운명을 예고한다
  3. 3장 3장: 1896년 10월 17일, 연극사 최악의 밤 — 갈매기 초연, 상트페테르부르크 알렉산드린스키 극장. 관객의 야유 속에 니나 역 배우는 목소리를 잃고, 체호프는 마지막 2막 동안 무대 뒤에 숨어 '다시는 희곡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2년 후 스타니슬랍스키의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같은 작품이 '러시아 연극사 최고의 사건'으로 부활하기까지. 갈매기가 극장의 엠블럼이 된 사연
  4. 4장 4장: 바냐 아저씨 — 25년을 바친 남자의 절규 — '이 남자는 비눗방울이었어!' 매형 교수를 천재로 믿고 25년을 헌납한 바냐의 각성. 소냐의 마지막 독백 '우리는 쉴 거예요, 바냐 삼촌...' 체호프가 보여준 낭비된 삶의 초상. 소냐의 독백 — 삶의 고통을 견디는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삶을 사는 것
  5. 5장 5장: 세 자매 — 모스크바로! 모스크바로! — 올가, 마샤, 이리나. 세 자매는 모스크바를 갈망하지만 아무런 물리적 장애물이 없는데도 끝내 가지 않는다. 이것은 도시가 아니라 꿈 자체의 메타포. 체호프가 포착한 인간의 마비 상태 — 원하면서도 움직이지 않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
  6. 6장 6장: 벚꽃 동산 — 벚나무가 베어지는 소리 — '오, 나의 사랑하는 벚꽃 동산이여! 나의 삶, 나의 청춘, 나의 행복이여, 안녕!' 라네프스카야의 이별. 농노의 아들이었던 로파힌이 귀족의 영지를 사들이고, 벚나무는 도끼에 쓰러진다. 러시아 혁명 13년 전, 체호프가 예감한 구세계의 최후. 시대의 끝 모티프
  7. 7장 7장: 희극인가, 비극인가 — 체호프는 벚꽃 동산을 '코미디, 부분적으로는 소극'이라 불렀다. 그러나 스타니슬랍스키는 서정적 비극으로 연출했다. 체호프는 리허설을 보고 '이건 내 극이 아니다'라고 격분한다. 100년간 풀리지 않은 이 논쟁이야말로 체호프 연극의 핵심 — 삶은 웃기면서 슬프고, 슬프면서 웃기다. 장르 논쟁이 곧 체호프의 메시지
  8. 8장 8장: 서브텍스트, 보이지 않는 드라마 — 체호프가 발명한 것: 무대 위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대사 아래에서 모든 것이 무너진다. 서브텍스트의 탄생. 스타니슬랍스키의 메소드 연기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전파되고, 테네시 윌리엄스와 아서 밀러와 해럴드 핀터가 태어난다. 체호프 없이 현대 연극은 존재하지 않는다
  9. 9장 9장: 마지막 샴페인 한 잔 — 벚꽃 동산 초연일은 1904년 1월 29일, 체호프의 44번째이자 마지막 생일. 결핵으로 하루 6~7줄밖에 쓰지 못하며 완성한 유작. 같은 해 7월, 바덴바일러의 호텔 방에서 'Ich sterbe'라 말하고, 샴페인 한 잔을 마시고, 미소 짓고, 눈을 감는다. 방 안에는 거대한 검은 나방이 전등에 부딪히고 있었다. 체호프의 인물들처럼 —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 채 떠나야 했던 작가, 그러나 그의 무대는 120년이 지나도 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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