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수밭

수수밭에 스며든 피와 정념 — 노벨문학상 작가 모옌의 문학적 원점

저자
모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작가 소개

문화대혁명의 한복판에서, 말을 잘못하면 온 가족이 화를 입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늘 입조심을 시켰고, 소학교 5학년에 퇴학당한 뒤 10년을 농민과 노동자로 살며 읽을 책이라곤 《신화자전》과 《중국통사간편》뿐이던 소년은, 훗날 자신의 필명을 '말하지 마라'는 뜻의 모옌(莫言)으로 정합니다. 스물한 살에 인민해방군에 징집된 그는 1985년 해방군예술대학 재학 중, 고향 가오미 공장 동료 장스자가 들려준 항일전쟁 실화에 붙들려 『붉은 수수밭』을 단 일주일 만에 써냅니다. 1959년부터 1961년까지의 대기근이 남긴 굶주림의 기억과 가오미 둥베이향의 구전 전통이, 침묵을 강요받은 세대의 가장 처절한 이야기로 터져 나온 순간이었습니다.

책 속으로

  1. 1장 1장: 당나귀 한 마리 값의 신부 — 1930년대 산둥성 가오미. 빈농의 딸 주얼이 당나귀 한 마리 값에 나병환자 양조장 주인에게 신부로 팔려간다. 붉은 수수밭을 가로지르는 가마 행렬, 도적의 습격, 그리고 복면의 사나이.
  2. 2장 2장: 말하지 마라 — 1955년 가오미 둥베이향에서 태어난 소년 관모예. 대기근으로 굶주리고, 문화대혁명으로 소학교 5학년에 퇴학당하고, 읽을 책이 없어 《신화자전》만 반복해서 읽었다. 어머니의 당부 '말하지 마라(莫言)'가 훗날 필명이 된다.
  3. 3장 3장: 수수밭의 정념 — 가마꾼 위잔아오는 주얼을 구한 뒤 수수밭에서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나병환자 남편이 의문의 죽음을 맞고, 주얼과 위잔아오는 양조장을 차지한다. 봉건적 결혼 제도에 대한 본능적 저항이 시작된다.
  4. 4장 4장: 까오량주의 비밀 — 주얼은 양조장을 장악하고 수수 고량주를 빚어 가오미 최고의 술집으로 키운다. 위잔아오는 산적에서 마을의 수호자로 변모한다. '인간성의 쇠퇴와 번영의 증가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모옌의 통찰이 이 시기를 관통한다.
  5. 5장 5장: 일주일의 폭발 — 1985년 해방군예술대학. 공장 동료 장스자가 들려준 항일전쟁 실화가 모옌의 뇌리에 박힌다. 그는 일주일 만에 《홍까오량》을 써내려간다. 마르케스의 마콘도처럼, 자전적 경험과 마술적 상상의 경계를 허문 '가오미 둥베이향'이 탄생하는 순간.
  6. 6장 6장: 피와 수수 — 일본군이 가오미를 침공한다. 위잔아오는 저항군을 조직하고, 마을 사람들은 수수밭에서 매복전을 벌인다. 포로의 가죽을 산 채로 벗기는 잔혹한 장면, 전쟁이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뒤틀어놓는지. 공산당의 '영웅적 농민 저항' 공식 서사와 완전히 다른, 날것의 전쟁.
  7. 7장 7장: 가을풀보다 짧은 삶 — '죽음도 그녀를 두렵게 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그녀를 두렵게 할 수 없었다.' 주얼은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는다. 수수밭에 스며든 피, 3대에 걸친 가족사의 비극적 절정.
  8. 8장 8장: 침묵의 작가, 세계의 목소리 — 1988년 장이머우의 영화로 베를린 금곰상, 2001년 세계 40대 걸작 선정, 2012년 노벨문학상. 그러나 '필요한 검열' 발언으로 논란, 2024년에는 자국의 유일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영웅열사 모욕죄'로 고소당하는 아이러니. 침묵을 강요받은 세대가 쓴 가장 처절한 이야기, 지금 읽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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