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
일리아스 — 분노로 시작해 연민으로 끝나는 서사시, 서양 문학의 첫 문장
- 저자
- 호메로스
- 출판사
- 아카넷
작가 소개
250년 묵은 '호메로스 문제'가 말해주듯, 이 이름의 주인이 한 사람이었는지조차 아직 논쟁 중입니다. 단일 천재 시인이었다는 설과 여러 세대의 구전 전통이 쌓인 결과라는 설이 맞서고, 맹인 음유시인이라는 오랜 전승마저 『오뒷세이아』 속 맹인 가인 데모도코스에게서 역투영된 이미지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리아스』를 읽는 일은 한 작가의 생애를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이름조차 확정되지 않은 목소리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확인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책 속으로
- 1장 1장: 분노를 노래하소서 — 서양 문학의 첫 단어 μῆνιν(분노). 24권 15,693행, 1,186척의 함선 이 다루는 것은 10년 전쟁 중 단 50일. 트로이 목마도, 아킬레스건도, 함락도 이 시에는 없다 (통념 반전). 크뤼세이스 반환의 보상으로 아가멤논이 브리세이스를 강탈하고, 공개적으로 모욕당한 아킬레우스는 전선을 이탈한다.
- 2장 2장: 두 운명의 전사 — 테티스가 전한 두 운명: 트로이에 남으면 짧은 삶과 불멸의 명성(클레오스 아프티톤), 돌아가면 긴 삶과 망각. 사절단(오뒷세우스·아이아스·포이닉스)의 보상 제안을 거부하며 '목숨은 이빨 울타리를 벗어나면 되찾을 수 없다' — 영웅 코드의 정점에 선 전사가 코드 자체를 의심한다.
- 3장 3장: 성벽 위의 남자 — 헥토르: 명성이 아닌 트로이와 가족을 위해 싸우는 인간. 안드로마케는 아버지와 오빠 일곱을 모두 아킬레우스에게 잃었다. 아기가 투구에 겁먹고 울자 웃으며 투구를 벗는 아버지, '눈물 속에서 웃으며'(6.484) 아이를 받는 어머니. '운명은 용감한 자든 겁쟁이든 아무도 피하지 못하오.'
- 4장 4장: 올림포스의 관전자들 — 파리스의 심판에서 갈라진 신들이 양 진영으로 참전한다. 죽지 않는 신들의 다툼은 가볍고, 죽는 인간의 선택은 무겁다. 아킬레우스 없는 그리스군은 무너지고 헥토르의 군대가 함선에 불을 놓는다.
- 5장 5장: 빌린 갑옷, 진짜 죽음 — 동료들의 죽음을 견디지 못한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빌려 입고 출전, 트로이군을 밀어내다 성벽 앞에서 헥토르의 창에 쓰러진다. 분노의 축이 아가멤논에서 헥토르로 이동 — 두 서사선의 첫 충돌.
- 6장 6장: 방패에 새겨진 세계 — 테티스가 헤파이스토스에게 새 무구를 청한다. 130행의 에크프라시스: 해·달·별자리, 결혼 잔치와 재판이 열리는 평화의 도시와 포위된 전쟁의 도시, 추수와 포도밭과 원무 — 전쟁 시 한복판에 새겨 넣은 세계 전체.
- 7장 7장: 성벽 세 바퀴 — 말 크산토스가 사람의 목소리로 주인의 죽음을 예언하고, 아킬레우스는 '알고 있다'며 전장으로 나간다. 스카만드로스 강이 시체로 넘쳐 강의 신이 일어서고, 트로이 성벽을 세 바퀴 도는 추격 끝에 헥토르가 쓰러진다. 시신은 전차에 묶여 끌려간다.
- 8장 8장: 아버지의 입맞춤 — 열이틀째 밤, 프리아모스가 몸값을 싣고 홀로 적진을 통과한다. '아들들을 죽인 사내의 손에 입을 맞추네'. 아버지를 떠올린 아킬레우스와 늙은 왕이 함께 운다 — 분노가 연민으로 바뀌는 순간. 아흐레 동안 나무를 모으고 열흘째 화장 — 장례식으로 끝나는 전쟁.
- 9장 9장: 3천 년의 여운 — 알렉산드로스는 일리아스를 단검과 함께 베개 밑에 두었고, 나치에 함락되던 프랑스에서 시몬 베유는 '이 시의 진정한 주인공은 힘'이라 썼다. 히타이트 점토판의 알락산두 왕, 히사를릭의 아홉 도시. 40년 만에 원전을 완역한 이준석 — '링 밖으로 걸어 나오진 않겠다'. 이 영상이 다루지 못한 이야기는 책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