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위안
철학의 위안 — 사형수의 감방으로 찾아온 여인, 보에티우스가 남긴 마지막 대화
- 저자
- 보에티우스
- 출판사
- 현대지성
작가 소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전부를 라틴어로 옮겨 두 철학이 하나임을 증명하겠다는 필생의 계획을 세운 사람이 있었습니다. 로마 최고 명문 아니키우스 가문에서 태어나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원로원 최고 명망가 심마쿠스의 손에 자란 그는, 510년 단독 콘술에 올랐고 522년에는 두 아들이 동로마와 서로마 몫의 콘술을 나란히 차지하는 날을 인생 최고의 날로 꼽으며 그 사이에서 연설했습니다. 그러나 처형이 그를 덮쳐 필생의 계획은 아리스토텔레스 논리학 일부에서 끊겼고, 서유럽은 이후 수백 년간 그가 옮긴 조각으로만 그리스 철학을 읽었습니다. 그 몰락의 자리에서 남긴 책이 『철학의 위안』입니다.
책 속으로
- 1장 1장 : 서재 없는 학자 — 524년 무렵 파비아 근교의 유폐. 로마 최고 명문가의 학자가 책 한 권 없는 방에 갇혀 처형을 기다린다. 평생 그리스 고전에 파묻혀 살던 사람이 기억만으로 철학 전체를 소환해 마지막 책을 쓰기 시작한다. 그 첫 줄은 눈물의 시 — 그때 문가에 누군가 서 있다.
- 2장 2장 : 하늘에 닿는 여인 — 타오르는 눈, 보통 키였다가 머리가 하늘을 뚫는 여인. 드레스 아랫단의 파이와 세타, 그 사이의 사다리, 폭도들이 찢어 간 옷자락. 여인은 침상 곁의 무사이들을 '극장의 창녀들'이라 부르며 쫓아낸다 — 한탄은 병을 악화시키는 독. 자신을 의사로, 죄수를 환자로 선언하는 첫 진찰.
- 3장 3장 : 정점의 날 — 몰락 전의 높이: 명문 아니키우스가, 심마쿠스의 입양과 그 딸과의 결혼, 510년 콘술. 522년 두 아들이 나란히 콘술이 된 날, 두 아들 사이에서 왕 찬가를 연설하던 인생 최고의 순간. 그리고 알비누스를 변호한 한마디 — '그가 유죄면 나와 원로원 전체가 유죄다' — 가 고발장이 되어 돌아온다. 위조 편지, 변론 기회 없는 재판.
- 4장 4장 : 죄수의 항변 — 감방의 첫 대화. 나는 정의를 지켰는데 왜 모든 것을 잃었는가, 악인들이 웃는데 왜 선한 자가 사형수가 되었는가(I pr.4의 결백 호소). 여인의 진단은 뜻밖이다. '네가 잊은 것은 세계가 아니라 너 자신이다.' 병명은 자기망각 — 치료가 시작된다.
- 5장 5장 : 운명의 여신이 직접 말하다 — 여인이 운명의 목소리를 빌려 온다. '나는 바퀴를 돌린다. 낮은 것을 높이고 높은 것을 낮추는 것이 나의 놀이다. 올라갈 때는 좋았으면서 내려갈 때만 부당하다 하는가.' 네가 잃은 재산과 명예는 애초에 네 것이 아니라 맡겨진 것. 그리고 그 유명한 문장 — 운명의 역경 가운데 가장 불행한 것은, 한때 행복했다는 사실이다(II pr.4).
- 6장 6장 : 빼앗기지 않는 것 — 쓴 약의 차례(3권). 부는 잃을까 두렵게 하고, 명예는 남의 혀에 달렸고, 권력은 왕좌 위에서도 떤다 — 전부 행복의 조각을 약속하고 전부를 배신하는 것들. 빼앗길 수 있는 것은 애초에 행복이 아니다. 철학은 운명이 손대지 못하는 완전한 좋음, 최고선으로 죄수를 데려간다.
- 7장 7장 : 마지막 매듭 — 죄수의 마지막 저항(5권): 신이 모든 것을 미리 안다면 나의 선택은 자유였는가. 여인의 답 — 신의 앎은 시간 밖의 영원한 현재에서 한눈에 보는 것, 내다봄은 강제가 아니다. 중세 천 년의 논쟁이 이 감방에서 시작된다. 책은 기도가 아니라 권고로 끝난다 — '모든 것을 지켜보는 심판자 앞에서 올바르게 살라.'
- 8장 8장 : 아게르 칼벤티아누스 — 524년, 파비아 근교의 들판. 전승은 밧줄로 머리를 조인 뒤 몽둥이로 쳤다고 전하고, 다른 기록은 검이었다고 전한다. 장인 심마쿠스도 이듬해 처형, 테오도리쿠스는 2년 뒤 죽었고 사람들은 죗값을 수군거렸다. 그리고 남는 수수께끼 — 독실한 기독교인이 신학 논문까지 쓴 사람이, 죽음 앞의 마지막 책에 그리스도를 단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 1500년째 이어지는 논쟁.
- 9장 9장 : 바퀴는 계속 돌았다 — 이 감방의 기록은 중세에 성경 다음으로 많이 베껴진 책이 되었다. 앨프레드 대왕이, 초서가 옮겼고, 엘리자베스 1세는 24~27시간 만에 번역을 끝냈다. 단테는 그를 천국 태양의 하늘에 앉혔고, 프란체스카의 명대사는 이 책 2권의 변주였다. 기번은 '황금의 책'이라 불렀다. 오프닝 회귀 — 책 없는 감방의 남자에게 위로가 충분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 방에서 나온 책이 천 년 동안 다른 사람들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