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여인의 키스
거미여인의 키스 — 독방에 갇힌 두 남자, 영화 이야기가 사랑이 되기까지. 푸익의 문제작
- 저자
- 마누엘 푸익
- 출판사
- 민음사
작가 소개
네 살 무렵부터 어머니 손에 이끌려 팜파스 소도시의 낡은 영화관을 거의 매일 드나든 소년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천 킬로미터 밖에 있던 그 마을에서 마를레네 디트리히와 그레타 가르보가 나오는 1930~40년대 할리우드 멜로드라마만이 유일한 바깥 세계였고, 그 스크린이 마누엘 푸익의 문학 학교가 되었습니다. 1955년 이탈리아 유학에 실망한 뒤 파리와 런던에서 접시를 닦으며 시나리오를 썼고, 1973년 세 번째 소설이 판금되고 우파 무장조직의 살해 협박을 받자 조국을 떠나 다시는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동성애자였던 그는 망명지에서 네 번째 소설 『거미 여인의 키스』를 통해, 평생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을 성자도 희생자도 아닌 허영과 용기가 뒤섞인 인간으로 그려냈습니다.
책 속으로
- 1장 1장: 감방 7호의 목소리들 — 1975년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교도소.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다른 남자에게 영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표범으로 변하는 여자의 이야기 — 작중 감시 보고서가 명시하는 한 달(9월 9일~10월 8일)의 기록이 시작된다.
- 2장 2장: 몰리나 — 영화를 외우는 남자 — 쇼윈도 장식가 몰리나의 초상. 어머니와 매일 오후 영화관에 가던 소년 푸익의 분신. 미성년자 풍기문란 혐의, 그리고 그가 암송하는 영화들 — 6편 중 절반은 실존, 절반은 푸익이 지어낸 가짜 영화.
- 3장 3장: 발렌틴 — 혁명에 몸을 빌려준 남자 — 정치범 발렌틴의 초상. 조직, 고문, 바깥의 연인 마르타. 그는 몰리나의 영화를 '현실 도피'라 경멸하고, 감정을 혁명의 적으로 여긴다. 두 사람의 첫 충돌.
- 4장 4장: 지문 없는 소설 — 이 소설엔 나레이터가 없다. 대화·공문서·각주만으로 지어진 실험 — 페이지 하단 각주는 프로이트를 인용하다 가공의 학자 아넬리 타우베까지 창조한다. 금서가 된 책의 형식 자체가 저항이었다.
- 5장 5장: 교도소장의 거래 — 반전: 몰리나는 밀정이다. 가석방을 대가로 발렌틴의 정보를 캐내기 위해 이 감방에 왔다. 그러나 독이 든 음식에 쓰러진 발렌틴을 간호하며, 거래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 6장 6장: 표범 여인과 좀비 — 영화들이 감방을 비춘다. 만지면 표범이 되는 여자는 접촉의 공포를, 의지를 빼앗긴 좀비는 갇힌 몸을. 이야기를 경멸하던 발렌틴이 다음 이야기를 조르기 시작하고, 두 사람의 자리가 조용히 바뀐다.
- 7장 7장: 거미여인의 키스 — 마지막 밤. 발렌틴이 말한다 — '그대는 거미줄로 남자들을 사로잡는 거미여인이야.' 조롱이 아니라 헌사였다. 두 사람의 키스 — 이야기가 사랑이 되는 순간.
- 8장 8장: 출소, 그리고 총성 — 가석방된 몰리나는 발렌틴의 메시지를 품고 조직 접선에 나섰다가 총에 맞아 죽는다. 순교인가, 영화 속 여주인공의 죽음을 스스로 연기한 것인가 — 소설은 답하지 않는다.
- 9장 9장: 짧지만 행복한 꿈 — 고문당한 발렌틴의 모르핀 꿈. 거미여인의 섬, 마르타의 목소리 — '이 꿈은 짧지만, 행복한 꿈이야.' 그리고 책 밖의 운명: 금서에서 오스카·토니상 7관왕의 세계 정전으로, 끝내 조국에 돌아가지 못한 푸익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