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군주론 — 쫓겨난 관료가 감옥에서 나와 쓴 권력의 맨얼굴, 악마의 책이 된 고전
- 저자
- 니콜로 마키아벨리
- 출판사
- 현대지성
작가 소개
법학박사였지만 가난했던 아버지가 얼마 안 되는 수입의 상당 부분을 책 사는 데 썼기에, 그는 리비우스 같은 고전에 둘러싸여 자랐습니다. 1498년 스물아홉의 무명이던 그는 사보나롤라 정권이 무너진 직후 피렌체 제2서기국 서기장으로 발탁되어 14년간 외교·군사 실무를 맡았고, 1502년에는 사절로 체사레 보르자를 직접 대면하며 권력을 근거리에서 관찰했습니다. 그러나 1512년 메디치 가문의 복귀로 공화정이 무너지자 해임·추방되었고, 이듬해에는 가담하지도 않은 음모의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는 이유로 투옥되어 어깨가 탈구되는 고문을 여섯 차례 당했습니다. 석방 후 물러난 시골집에서, 낮에는 나무를 베고 선술집에서 카드놀이로 소일하다 저녁이면 진흙 묻은 옷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은 뒤 서재에서 옛사람들과 대화하며 써 내려간 책이 『군주론』입니다.
책 속으로
- 1장 1장: 바르젤로의 밧줄 — 1513년 2월, 피렌체 바르젤로 감옥. 전직 서기장이 천장에 매달렸다 떨어지는 스트라파도 고문을 받는다. 어깨가 탈구되는 밧줄 낙하 6회 — 그 수치는 그가 감옥에서 줄리아노 데 메디치에게 보낸 소네트('내 다리엔 족쇄 한 쌍, 내 어깨엔 밧줄 여섯 번')로 남았다. 죄목은 반메디치 음모 명단에 이름이 있었다는 것뿐. 이 남자가 곧 서양 정치사상을 뒤집는 책을 쓴다.
- 2장 2장: 화형대를 지켜본 스물아홉 — 시간을 거슬러 1498년 5월 23일, 시뇨리아 광장. '무장하지 않은 예언자' 사보나롤라가 교수형 뒤 화형되고, 그 직전까지 무명이던 29세 마키아벨리가 제2서기국 서기장으로 발탁된다. 14년간 공화국의 실무 외교관으로 일하며 1502년 체사레 보르자를 수개월 근거리에서 관찰 — 권력의 민낯을 기록하는 눈이 만들어진다.
- 3장 3장: 저녁이 되면 관복을 입는다 — 1512년 메디치 복귀, 해임, 투옥, 석방. 산탄드레아의 시골집 알베르가치오. 낮에는 선술집에서 푸주한과 카드놀이, 저녁이면 흙 묻은 옷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고 서재로 들어간다. 1513년 12월 10일 베토리에게 보낸 편지 — '나는 옛사람들의 옛 궁정에 들어간다… 가난도 두렵지 않고 죽음도 나를 놀라게 하지 못한다.' 그리고 한 문장: '나는 군주국론이라는 소책자를 지었소.'
- 4장 4장: 상상이 아니라 실제의 진실 — 책의 문을 여는 선언, 15장. '사물의 상상보다 사물의 실제적 진실(verità effettuale)을 좇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사는가에서 출발하는 정치학 — 선하게만 행동하려는 자는 선하지 않은 다수 사이에서 파멸하므로, 군주는 필요할 때 선하지 않을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도덕에서 정치를 떼어낸 사상사의 단절점.
- 5장 5장: 사랑받을 것인가 두려움의 대상이 될 것인가 — 17장의 대표 논증.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사랑받기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편이 안전하다' — 사랑은 이익 앞에서 끊어지는 의무의 끈이지만 두려움은 떠나지 않는 처벌의 공포이기 때문. 단 조건이 붙는다: 두려움을 얻되 증오는 피하라. 잔혹의 옹호가 아니라 증오라는 한계선의 설정.
- 6장 6장: 여우와 사자 — 18장. '사자는 덫에서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여우는 늑대에게서 자신을 지키지 못한다.' 덫을 알아채는 여우와 늑대를 겁주는 사자를 겸하라. 그리고 6장의 문장이 겹친다 — '무장한 예언자는 모두 승리했고 무장하지 않은 예언자는 파멸했다.' 1장에서 불탄 사보나롤라가 이 문장 뒤에 서 있다 — 책의 논증마다 그가 목격한 실패가 각주처럼 붙어 있다.
- 7장 7장: 운명은 절반만 지배한다 — 25장, 책의 전환점. 모든 것이 운명이라면 애쓸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는 체념에 맞서 '운명은 우리 행동의 절반의 결정권자일 뿐' — 운명은 제방 없는 곳으로 범람하는 강이니, 미리 둑을 쌓은 자만 살아남는다. 그리고 가장 논쟁적인 구절 '운명은 여인이다. 신중함보다 과감함이 낫다' — 고문당하고 버려진 남자가 쓴, 운명에 대한 선전포고.
- 8장 8장: 악마가 된 책 — 헌정받은 로렌초 데 메디치는 책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취업은 실패했다. 사후 1532년에야 인쇄된 책은 1559년 교황청 첫 금서목록에 전 저작이 등재되고, 엘리자베스 시대 무대에서 마키아벨리는 악의 화신 'Machiavel'로, 악마의 별칭 Old Nick의 어원 설로까지 불린다. 정작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그가 한 적 없는 말 — 500년 악명의 대부분은 읽지 않은 자들이 만들었다.
- 9장 9장: 공화주의자의 묘비 — 반전된 독해. 루소는 '군주론은 공화주의자들의 책이다. 왕들에게 가르치는 척하며 인민에게 위대한 가르침을 주었다'고 썼고, 그람시는 현대의 군주는 정당이라 이어받았다. 로마사 논고에서 자유로운 공화국을 최선이라 쓴 남자 — 1787년 미켈란젤로와 갈릴레이 곁에 기념묘가 세워진다. 묘비명 'TANTO NOMINI NULLUM PAR ELOGIUM' — 그토록 위대한 이름에는 어떤 찬사도 미치지 못한다. 상상이 아닌 실제의 진실을 좇은 대가와 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