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그는 왜 열두 살 소녀를 사랑이라 불렀는가 — 나보코프 『롤리타』, 아름다운 문장으로 쓴 범죄의 자백

저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출판사
문학동네

작가 소개

1939년 말에서 1940년 초 사이, 파리에 머물던 한 러시아 망명 작가가 신문 기사 하나를 읽었습니다. 원숭이에게 목탄을 쥐여주었더니 제가 갇힌 우리의 창살을 그렸다는 이야기였고, 나보코프는 훗날 이것이 『롤리타』의 '최초의 전율'이었다고 밝혔습니다. 1899년 페테르부르크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1919년 크림을 거쳐 망명한 그는, 1940년대 말부터 미국을 횡단하는 나비 채집 여행의 자동차 안에서 색인 카드에 이 소설을 써 나갔고 1953년 12월 6일 완성했습니다. 절망한 끝에 원고를 뒷마당 소각로에 태우려 했을 때 그를 멈춰 세운 사람은 아내 베라였습니다.

책 속으로

  1. 1장 1장: 두 개의 사망 기록 — 소설은 가짜 편집자 존 레이 박사의 서문으로 연다. 피고인 '험버트 험버트'는 1952년 11월 16일 재판 며칠 전 옥사, '리처드 F. 실러 부인'은 같은 해 크리스마스에 출산 중 사망 — 독자는 그 부인이 누구인지 아직 모른다. 본명이 남은 이름은 '롤리타' 하나. 그리고 첫 문장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와 '살인자에게는 언제나 화려한 문체를 기대해도 좋다'. 이 글은 살인 피고인이 배심원에게 쓴 변론이다 — 우리는 이 문장을 믿어야 하는가(약속 P1 open).
  2. 2장 2장: 남녀 배심원 여러분 — 서른일곱, 프랑스 출신 문학 강사 험버트. 열세 살의 첫사랑 애너벨을 잃은 기억을 '내 인생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으로 소급해 자기 욕망을 운명화한다. 1부 5장에서 스스로 '성범죄자'라 부르면서 곧 '무해한 몽상가'로 일반화하는 화법 — 트릴링이 경고한 '독자를 공모로 끌어들이는' 수사. 화자가 만든 조어 '님펫'은 피해자를 신화화하는 언어다.
  3. 3장 3장: 램스데일의 하숙집 — 1947년 뉴잉글랜드 램스데일. 과부 샬럿 헤이즈의 집에 하숙하러 온 험버트는 열두 살 돌로레스(1935년 1월 1일생)를 본다. 일기에 아이를 기록하고, 아이에게 접근하기 위해 어머니와 결혼한다(약속 P2 open: 돌로레스의 목소리는 어디 있는가). 샬럿은 남편의 일기를 읽는다.
  4. 4장 4장: 도로 위의 사고 — 일기를 읽은 샬럿이 편지를 부치러 뛰쳐나가다 차에 치여 죽는다. 험버트는 캠프에서 아이를 데려와 호텔 '마법에 걸린 사냥꾼들'로 간다. 이튿날 그는 배심원에게 쓴다 — '그녀가 나를 유혹했다', '나는 그녀의 첫 연인도 아니었다'. 그리고 같은 장에 적힌 반대 증언: '이것은 고아였다. 혼자 남은 아이였다'. 변명과 직시가 한 페이지에서 충돌한다.
  5. 5장 5장: 갈 곳이 없는 아이 — 험버트는 어머니의 죽음을 그제야 알린다. '그녀에게는 달리 갈 곳이 없었다'. 1년 동안 48개 주의 모텔을 전전하는 로드트립 — 용돈으로 거래하고, 고아원과 소년원을 들먹이며 붙잡아 둔다. '매일 밤, 매일 밤, 내가 잠든 척하는 순간 들리던 흐느낌'. 화자 자신이 본문에서 실제 사건을 끌어온다 — 1948년 11세 샐리 호너를 21개월 끌고 다닌 프랭크 라살. 이것은 그루밍과 감금의 기록이다.
  6. 6장 6장: 돌리 실러의 한마디 — 1949년 병원에서 사라진 돌로레스. 극작가 클레어 퀼티의 그림자. 3년 뒤 1952년, 열일곱의 임신한 '돌리 실러'를 찾아간 험버트에게 돌로레스는 처음으로 자기 말로 답한다 — 누가 자기 삶을 망쳤는지 구분하고, 그의 '헌신'을 거절한다(2부 29장, 약속 P2 close). 소설에서 피해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의 유일한 장면.
  7. 7장 7장: 언덕 위의 소리 — 험버트는 퀼티를 찾아가 죽인다. 체포 직전 언덕에서 아랫마을 아이들의 놀이 소리를 듣고 쓴다 — '견딜 수 없이 아픈 것은 롤리타가 내 곁에 없다는 게 아니라, 그 화음 속에 그녀의 목소리가 없다는 것'. 그가 빼앗은 것이 유년 자체임을 인정하는 유일한 문장. 마지막 줄 '너와 내가 함께 불멸을 누리는 길은 이것뿐이구나, 나의 롤리타' — 끝까지 소유격. 1장의 서문이 여기서 회수된다: 불멸은 가해자의 문장 속에만 남고, 그 아이는 크리스마스에 죽었다(P1 close).
  8. 8장 8장: 원숭이가 그린 창살 — 나보코프: 1939년 파리, 원숭이가 처음 그린 그림이 '자기 우리의 창살'이었다는 기사 — 『마법사』(1939)에서 『롤리타』로. 나비 채집 여행의 자동차 안, 색인 카드, 소각로 앞에서 원고를 구한 베라, 1953년 12월 6일 탈고. 미국 출판사 5곳 거절 → 1955년 파리 올랭피아 프레스 초록 페이퍼백 → 그레이엄 그린의 '올해의 책' vs 존 고든의 '가장 더러운 책' → 프랑스 금서 → 1958년 미국판 3주 10만 부. 작가의 말 '이 책에는 도덕이 딸려 있지 않다' — 탐미의 선언인가, 독자에게 판단을 떠넘기는 장치인가.
  9. 9장 9장: 이름을 빼앗긴 이름 — 하트 선글라스와 막대사탕 — 원작에 없는 1962년 포스터. 큐브릭·라인 영화는 아이의 나이를 올렸다. 일본 '로리콘'의 탄생: 1969년 오역된 통속서 → 1972년 시부사와 → 1974년 만화 → 1979년 동인지 붐 → 1989년 도덕 공황, 그 전 과정에서 소설은 한 번도 참조되지 않았다. 한국의 '롤리타 콤플렉스'와 출판사의 '에로티시즘' 프레이밍, 2013년 페테르부르크 나보코프 박물관 벽의 '페도필' 낙서. 나피시·솔닛·로프터스의 재독: '이 책은 아이가 강간당하는 이야기다'.
  10. 10장 10장: 돌로레스 — 아이의 이름은 돌로레스, 라틴어로 슬픔. 서문이 가려 둔 이름으로 돌아간다. 1967년 나보코프는 이 책을 러시아어로 직접 옮기고 '문 뒤에는 타버린 그루터기뿐'이라고 썼다 — 빼앗긴 유년과 잃어버린 모국어, 두 겹의 상실. 2020년 한국은 의제강간 기준을 열여섯으로 올렸고, 험버트의 방법은 오늘의 법이 부르는 그루밍의 교과서다. 이 책의 제목은 그 아이의 이름이 아니다. 배심원석에 앉되, 판결은 우리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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