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천국
그 섬의 천국은 누구의 것인가 — 이청준 『당신들의 천국』, 한센인 5천 명의 섬에 바다를 막으러 온 대령
- 저자
- 이청준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책 속으로
- 1장 1장: 부임 첫날 밤, 두 사람이 바다로 나갔다 — 1960년대 초 소록도, 7개 마을 5천 명의 환자. 현역 육군 대령 조백헌이 원장으로 부임한 그날 밤 두 원생이 배를 훔쳐 섬을 탈출한다. 그는 부임 인사 대신 탈출 조사부터 시작하고 손가락 하나 없는 뭉툭한 손 뭉치와 악수한다. 섬은 그를 환영하지 않는다.
- 2장 2장: 동상을 세우지 마시오 — 황희백 장로가 새 원장에게 딱 하나를 요구한다. 당신의 동상을 세우지 말라. 이상욱이 들려주는 일제 원장 주정수의 역사 — 낙토 건설이라는 이름의 역사(役事), 배후의 동상 욕심, 참배, 그리고 피살. 실제 1942년 6월 20일 스오 원장이 동상 앞에서 이춘상의 칼에 찔린 사건과 '이 칼을 받아라'. 섬이 새 원장을 믿지 못하는 이유.
- 3장 3장: 떠날 수 있는 사람과 떠날 수 없는 사람 — 보건과장 이상욱의 시선. 그는 원장의 모든 선의를 냉정하게 검증한다. '운명을 같이 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절대의 믿음이 생길 수 없다.' 조백헌은 직원과 환자 연합 축구팀을 만들어 육지로 나가 시합을 하고 이긴다. 원생들이 처음으로 소리를 지른다. 이상욱은 그 함성 뒤의 무엇을 본다.
- 4장 4장: 바다를 막겠습니다 — 조백헌이 오마도 앞바다를 막아 원생들의 땅을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주정수의 역사를 기억하는 원생들의 두려움, 그래도 삽을 드는 사람들. 실제 모델 조창원 원장의 1962년 7월 착공, 2,000여 명의 한센인 참여. 돌을 지고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들.
- 5장 5장: 태풍, 그리고 소문 — 태풍이 둑을 끊고, 육지 주민들은 문둥이 땅이 생기는 걸 막으려 방해하고, 행정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원장의 동상을 세운다는 소문. 원생들이 하나둘 공사장을 떠난다. 조백헌은 절망하고 이상욱은 원장이 스스로 주정수가 되어가는 것을 지켜본다.
- 6장 6장: 생애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무엇 — 끊어졌던 두 둑이 마침내 눈앞에서 이어지는 날, 조백헌은 '생애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무엇'을 본다며 운다. 이상욱은 거기서 전체주의적 열광을 읽는다. 사업권은 정치의 논리로 도(道)로 넘어가고, 이상욱의 편지가 원장에게 도착한다 — 자유로 선택되지 않은 천국은 아무리 행복해 보여도 숨막히는 지옥이다. 조백헌은 결말을 보지 못한 채 섬을 떠난다.
- 7장 7장: 돌아온 남자 — 몇 해 뒤, 대령도 원장도 아닌 민간인 조백헌이 섬으로 돌아온다. 그는 이제 명령할 권한이 없다. 병상의 황희백 장로, 소설 원고를 육지로 보내고 목숨을 끊은 소설가 한민의 이야기, 그리고 건강인 보모 서미연과 원생 윤해원의 결혼. 이 섬에서 건강인과 환자가 결혼한다는 것의 무게.
- 8장 8장: 두 개의 방둑이 이어지듯 — 결혼식 전날 밤, 조백헌은 주례사를 쓴다. 기자 이정태가 곁에서 지켜본다. 두 사람의 결혼을 '두 개의 버려진 방둑이 마침내 눈앞에서 튼튼히 이어지는' 일에 빗대는 주례사. 소설은 간척이 성공했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대신 처음으로 그가 '우리'라는 말을 쓸 수 있는지를 묻는 채 끝난다.
- 9장 9장: 우리들의 천국이라 부를 수 있는가 — 실제 오마도는 1964년 7월 사업권이 전남도로 넘어가며 한센인들이 쫓겨나듯 떠났다. 조창원은 말년에 소록도를 그림으로 그렸고, 이규태의 1966년 르포 '소록도의 반란'이 이청준을 소록도로 이끌었다. 유신의 한가운데 연재된 소설. 1984년 작가의 말 — 우리는 이 책을 주저 없이 '우리들의 천국'이라 부를 수 있는가. 100쇄를 넘긴 책이 지금 우리에게 남긴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