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그네

삽질 한 번은 빵 1그램이었다 — 헤르타 뮐러 『숨그네』

저자
헤르타 뮐러
출판사
문학동네

작가 소개

어머니가 소련의 강제노동 수용소로 끌려가 5년을 보내고 돌아온 뒤에도 침묵으로 남긴 시간이, 헤르타 뮐러가 어릴 때부터 지켜본 첫 번째 증언이었습니다. 뮐러는 고향 마을 니츠키도르프의 귀환자들을 인터뷰했고, 수용소 생존자인 시인 오스카 파스티오르와 함께 소설을 쓰기로 했습니다. 2004년 두 사람은 에르네스트 비히너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옛 수용소 터를 답사했지만, 2006년 파스티오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뮐러는 홀로 『숨그네』를 완성해야 했습니다. 파스티오르가 수용소로 떠나던 날 들은 마지막 말 "너는 돌아올 거야"는 창작이 아니라 증언에서 옮겨온 문장입니다.

책 속으로

  1. 1장 1장: 새벽 세 시, 축음기 상자 — 1945년 1월 15일 새벽 세 시, 영하 15도. 순찰대가 열일곱 살 레오폴트 아우베르크를 데리러 온다. 그는 축음기 상자에 옷과 책을 넣는다. 할머니가 따라 나와 "너는 돌아올 거야"라고 말한다. 이 한 문장이 다섯 해를 버티게 한다는 사실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가 끝내 팔지 않은 흰 손수건 한 장이 있다는 것도.
  2. 2장 2장: 나는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 레오가 두려워한 것은 수용소가 아니라 고향이었다. 오리나무공원과 넵툰 목욕탕에서 남자를 만나던 그는 발각되면 끝이었다. "나는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게 수용소로 가는 길이라 해도." 가축 화차에 실려 2주. 문이 열렸을 때 그곳은 우크라이나 노보-고를로프카였다.
  3. 3장 3장: 이 이야기는 누구의 것인가 — 1945년 1월, 소련은 루마니아 독일계 남자 17~45세, 여자 18~30세를 요구했다. 7만에서 8만 명이 끌려갔고 다섯에 하나가 돌아오지 못했다. 그중 한 사람이 헤르타 뮐러의 어머니였고, 또 한 사람이 시인 오스카 파스티오르였다. 2004년 두 작가는 함께 옛 수용소 터를 걸었다. 2006년 파스티오르가 죽었고, 뮐러는 혼자 남았다.
  4. 4장 4장: 삽질 한 번은 빵 1그램 — 무른 석탄을 퍼내는 하역삽에 레오는 '심장삽'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삽질 한 번이 빵 1그램. 하루 800그램을 받으려면 하루 800번을 퍼야 한다. 그는 이 계산을 몸으로 익혀 거의 기예로 만든다. "균형을 잡는다. 심장삽은 내 손안에서 그네가 된다. 가슴속 숨그네처럼." 제목이 태어나는 자리다.
  5. 5장 5장: 배고픈 천사 — 굶주림에는 이름이 붙는다. 배고픈 천사는 고문자이면서 동시에 살려두는 자다. "침은 수프를 길게 만들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건 배고픔을 짧게 만든다." 수감자들은 고향의 요리법을 외워 서로에게 들려준다. 요리법은 배고픈 천사의 농담이다. 그리고 이르마 파이퍼가 모르타르 구덩이에 빠져 죽는다. 아무도 건지지 않는다.
  6. 6장 6장: 빵 도난 사건 — 모아둔 빵을 도둑맞은 알베르트 기온이 카를리 할멘을 거의 죽도록 때린다. 변호사 파울 가스트는 죽어가는 아내 하이드룬의 접시에서 수프를 떠먹는다. "수용소는 실용적인 세계다. 수치심과 두려움은 사치다." 굶주림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사람 안에 함께 만든다.
  7. 7장 7장: 감자 273개, 그리고 흰 손수건 — 붉은 비단 목도리를 음식과 바꿔달라 맡겼더니 다음 점호에서 카포의 목에 감겨 있다. 벌로 끌려간 콜호스에서 레오는 맨손으로 감자를 캐 옷 속에 273개를 숨겨 온다. 같은 무렵 한 러시아 노파가 감자수프와 함께 눈처럼 흰 손수건을 건넨다. 1장의 손수건이다. 그는 끝까지 그것을 팔지 않는다. 그리고 어머니의 적십자 엽서가 도착한다 — 갓난아기 사진과 "로베르트, 1947년 4월 17일생".
  8. 8장 8장: 돌아왔지만 — 1950년 초, 스물둘의 레오가 집에 선다. 가족은 낯설고 아무도 그가 겪은 일을 묻지 않는다. 같은 화차를 탔던 트루디 펠리칸과 거리에서 마주쳐도 모르는 척 지나간다. 상자 공장, 야간 강좌, 에마와의 결혼, 그리고 그라츠로의 도주. "스물다섯 해를 나는 두려움 속에 살았다. 국가가 무섭고 가족이 무서웠다." 방에서 그는 베개를 안고 혼자 춤을 추고, 흰 탁자 아래에서 먼지 앉은 건포도 한 알을 줍는다.
  9. 9장 9장: 손수건 있니 — 2009년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에서 뮐러는 어머니가 매일 아침 묻던 질문으로 시작한다. "손수건 있니?" 이듬해 파스티오르가 비밀경찰의 협력자였다는 문건이 공개되고, 뮐러는 알았다면 이 책을 쓰지 않았을 거라고 말한다. 그러고도 그녀는 그를 이해하려 한다. 소설의 무대였던 고를로프카는 지금 다시 전선이다. 어떤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 그 문장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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