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와 표상으로서의/세계

원하던 것을 얻었는데 왜 허전할까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저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출판사
을유문화사

작가 소개

서른 살에 지금껏 누구의 머리에도 떠오른 적 없는 사유를 썼다고 출판사에 장담했지만, 그 책은 첫해 백 부도 팔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1788년 단치히의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상인 수업을 그만두고 철학으로 돌아섰고, 드레스덴에서 네 해를 들여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완성했습니다. 베를린 대학에서 헤겔과 같은 시간에 강의를 열었다가 외면받은 뒤, 프랑크푸르트에서 스물일곱 해를 홀로 살며 같은 생각을 다듬었습니다. 예순다섯에 영국의 한 평론 기사로 뒤늦은 명성을 얻었고, 바그너와 니체와 톨스토이가 그의 독자가 되었습니다.

등장인물

쇼펜하우어 집안 (단치히의 상인 가문)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이 책의 저자. 서른 살에 책을 냈고, 영상 속 흰 머리 노인도 같은 사람입니다
요한나
어머니. 바이마르에 살롱을 연 인기 작가였습니다

동시대 인물

칸트
물자체는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은 선배 철학자입니다
괴테
요한나의 살롱에 드나들던 대문호입니다
헤겔
베를린 대학에서 가장 이름난 철학 교수였습니다
브로크하우스
이 책을 펴낸 출판업자입니다
존 옥슨퍼드
영국 평론지에 쇼펜하우어를 소개한 기사를 쓴 사람입니다

이 책의 독자들

리하르트 바그너
이 책에 깊이 빠진 작곡가입니다
프리드리히 니체
젊은 날 이 책에 사로잡혔던 철학자입니다

이 영상은 책의 가장 유명한 결론에서 출발해 책의 첫 문장까지 거슬러 올라간 뒤, 다시 책의 마지막 문장으로 나아갑니다.

책 속으로

  1. 1장 1장: 새로운 체계 — 사건 개시(외적+지적): 1818년 3월 28일 드레스덴, 서른 살 무명 청년이 브로크하우스에게 '낱말의 온전한 뜻에서 새로운 체계, 지금껏 누구의 머리에도 떠오른 적 없는 사유의 연쇄'라고 쓴 편지. 8월 초판 서문 — 두 번 읽어라, 첫 번째는 큰 인내로 / 읽기 싫으면 서가의 빈칸을 채우거나 학식 있는 여자 친구의 찻상에 두거나, 가장 좋기로는 서평을 써라. 그 책 제4권 한가운데 가장 유명해질 문장: §57 '그의 삶은 진자처럼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간다'. 영상의 약속: 이 결론에서 출발해 책의 첫 문장까지 거꾸로 올라간다. 원문 인용으로 닫음.
  2. 2장 2장: 거지에게 던진 동전 — 역추적 1단계(결론 풀기): §57 '소망은 본성상 고통, 도달은 곧 포만을 낳고, 목표는 겉보기였을 뿐, 소유는 매력을 앗아 간다'. §38 소원 하나가 이루어질 때 적어도 열 개는 거절된다, 충족은 거지에게 던진 동전 — 오늘 목숨을 이어 주어 내일로 고통을 늘린다. §58 행복은 '소극적' — 나쁘다가 아니라 먼저 있던 결핍을 없앨 뿐이라는 뜻. §57 궁핍은 민중의 채찍, 권태는 상류층의 채찍 — 시민의 삶에서 궁핍은 엿새의 평일, 권태는 일요일. 필라델피아 독방 감옥은 권태만으로 형벌을 삼았다. 장면 컷(일요일 오후)으로 닫음.
  3. 3장 3장: 머리와 꼬리의 싸움 — 역추적 2단계: 왜 늘 다음 욕망이 오는가 — 의지에는 목표도 한계도 없다(§29 '끝없는 추구'), 가장 낮은 단계인 중력부터가 그렇다. 여기서 의지는 의지력·결심이 아니라 의식 이전의 맹목적 충동. §27 오스트레일리아 불도그개미 — 둘로 자르면 머리와 꼬리가 반 시간 동안 서로 싸운다, 어린 폴립은 어미에 붙은 채 먹이를 두고 어미와 다툰다. §29 소망에서 충족으로 넘어가는 빠른 걸음은 행복, 느린 걸음은 고통, 멈추면 대상 없는 권태. 해석적 여운으로 닫음.
  4. 4장 4장: 성 둘레를 도는 사람 — 역추적 3단계(원점 도달): 그런데 세계의 안쪽이 의지라는 걸 그는 어떻게 아는가. 칸트는 사물 자체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책의 첫 문장으로 돌아간다: §1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 — 우리는 해를 아는 게 아니라 해를 보는 눈을, 땅이 아니라 땅을 느끼는 손을 알 뿐. 표상은 상상·착각이 아니라 보는 자에게 나타난 세계(독아론 오해 차단). §17 바깥에서 아무리 연구해도 그림과 이름뿐 — '성 둘레를 돌며 입구를 찾다가 헛되이 정면 벽만 스케치하는 사람, 나 이전의 모든 철학자가 간 길'. 구체적 다음 장면 예고(입구는 가장 가까운 곳, 자기 손)로 닫음.
  5. 5장 5장: 손을 드는 순간 — 논증 완결: §18 손을 들 때 우리는 그것을 두 번 안다 — 바깥에서 보이는 팔의 움직임과 안에서 곧바로 아는 의욕. 둘은 원인과 결과가 아니라 하나가 두 방식으로 주어진 것. 몸만이 성으로 들어가는 통로. §19 이 이중 인식을 유비로 자연 전체로 넓힌다(돌의 낙하·자석·식물) — 증명이 아니라 유추임을 그 자신이 인정. 1844년 덧붙인 둘째 권 18장: 배신처럼 요새 안으로 들여보내는 지하 통로 — 그러나 안에서 본 의지도 시간의 옷은 벗지 못한다. 이제 사슬이 앞으로 닫힌다: 세계의 안쪽=끝없는 의지 → 결핍 → 진자. 해석적 여운으로 닫음.
  6. 6장 6장: 약사들에게나 필요한 책 — 저자 배경(1장 한정): 1788 단치히 상인의 아들, 1804년 툴롱 갤리선 노예 일기('사형보다 끔찍'), 1805년 부친이 창고 적재구에서 운하로 추락(자살 의심). 1832년 본인 회고 '열일곱 살에 부처처럼 삶의 비참에 사로잡혔다'(직접 근거만, 인과 단정 금지). 어머니 요한나의 바이마르 살롱과 괴테. 1813 박사논문을 받은 어머니의 '약사들에게나 필요하겠다'는 농담과 아들의 대꾸(전언). 1814년 5월 집을 떠나 다시 만나지 않음. 바이마르에서 라틴어로 중역된 우파니샤드. 드레스덴 4년. 장면 컷으로 닫음.
  7. 7장 7장: 그렇다면 끝내면 되는가 — 전환점(결론의 오용과 가장 강한 반론): 삶이 진자라면 멈추면 되지 않는가 — §69 자살은 의지의 부정이 아니라 강한 긍정, '삶을 원하면서 주어진 조건에 불만인 것'(염세=자살 권유 통념의 정반대, 방법·장면 묘사 없음). 가장 강한 반론: 놀이·발견·뜻밖의 웃음처럼 결핍 없이 오는 기쁨은? 그의 답: §29 소망과 충족의 빠른 교대를 그 자신이 행복이라 부른다 — 부정하는 것은 즐거움이 아니라 최종적이고 지속적인 충족에 대한 기대. 그래도 모든 즐거움의 소극성은 증명되지 않은 채 남는다. 해결되지 않은 반론을 남기며 닫음.
  8. 8장 8장: 익시온의 바퀴가 멈출 때 — 출구: 더 좋은 대상이 아니라 의욕 자체의 전환. §38 의욕의 주체는 도는 익시온의 바퀴 위, 다나이데스의 체, 탄탈로스 — 아름다움을 순수하게 바라보는 그 순간 '의욕의 강제노동이 쉬는 안식일, 익시온의 바퀴가 멈춘다'(그 순간 동안만). 동정: 마야의 베일 너머 '이것이 너다', §66 '모든 사랑은 동정이다'. 의지의 부정 — 금욕과 체념의 성자들. §68 '성자가 철학자일 필요가 없듯 철학자가 성자일 필요도 없다'. 원문 인용으로 닫음.
  9. 9장 9장: 저녁에 닿은 사람 — 책의 운명: 750부, 첫해 100부도 안 팔리고 1824~30년 대부분 폐지, 약 50부만 남음. 1820 베를린 — 스스로 헤겔의 주강의 시간을 골랐고, 공고만 하고 열리지 않은 강의가 십여 년. 1831 콜레라를 피해 떠남, 헤겔 사망. 프랑크푸르트 27년, 1844 제2판 원고료 없음. 1853 옥슨퍼드의 익명 기사 — 예순다섯의 명성, 바그너가 『반지』를 보내오자 '음악을 그만두라'. 1859 3판 서문 '초판 때 서른, 3판은 일흔둘' + 페트라르카 '온종일 달린 사람이 저녁에 닿는다면 족하다'. 1860 소파 구석의 죽음, 이름만 새긴 묘비 '그들이 나를 찾아낼 것이다'. 1865 라이프치히 헌책방, 스물한 살 니체가 책을 들고 소파 구석에 몸을 던진다. 장면 컷으로 닫음.
  10. 10장 10장: 모든 태양과 은하와 함께 — 남는 긴장: 니체가 본 거울('세계와 삶과 내 마음이 끔찍한 장엄함으로 비친 거울')과 훗날의 반론('삶에 적대적이었기에 동정을 덕으로 높였다') — 논증인가 기질인가. 의지에 봉사하는 인식이 어떻게 의지를 잠재우는가, 누구나 따를 절차는 없다. 플루트와 푸들과 고급 식당의 점심 — 성자가 아니었던 저자. 한국의 열풍(45만 부) — 사람들이 찾은 것은 처방이 아니라 진단. 제목의 질문으로 귀환: 권태는 실패가 아니라 구조. §71 본문 마지막 문장 — 의지로 가득한 이에게 의지가 사라진 뒤 남는 것은 무, 의지가 돌아선 이에게는 모든 태양과 은하를 거느린 이 세계가 무. 원문 한 줄로 닫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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